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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프로그램

외롭고 높고 쓸쓸한 Lonely, High and Lonesome

  • 대한민국
  • 82min
  • 전체
  • color
  • 다큐멘터리

​80년 오월 광주를 여성들의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오월 그날을 경험한 그녀들은 오월의 진실과 다른 아픔들을 위해 바느질 한땀 한땀처럼 오늘도 걷는다. 1980년 광주 오월민중항쟁이 항쟁이 될 수 있엇던 것은 광주시민 모두의 힘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여성들의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1980년 광주 오월민중항쟁을 여성들의 목소리로 담아보고 싶었다. 오월을 경험한 여성들과 함께 하면서 느낀 것은 이들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높았다.

 5.23.(토), 5.24(일), 5.29(금), 5.30(토) 20:00 *4회 상영

 네이버TV에서 영화 바로보기(배너클릭)​ ​ 

Schedule

    프로그램 노트

    <외롭고 높고 쓸쓸한>은 80년 5월 광주를 함께 만들어 낸, 거기에 있었던 여성들의 ‘얼굴’과 ‘목소리’에 대한 영화다. 이 작품은 광주에서 나고 자랐지만 그날을 더 알고 싶은 한 여성감독이 카메라 뒤에서 지극히 ‘소극적으로’ 광주의 그녀들에게 말을 걸었지만 ‘적극적으로’ 들은 것을 다시 우리들에게 담담하게 보여주는, 어쩌면 당신이 처음 듣는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는 드디어 80년 5월의 광주에서 싸워온 여성들, 저항하는 여성들의 살아있는 역사를 본다.  

     

    그녀들은 대자보를 쓰고, 시체를 수습하고, 가두방송을 하고, 지도부의 밥을 해주고, 시위대에게 주먹밥을 건네고, 마스크를 만들어 전달하면서 민중항쟁의 한복판에 있었다. 영화는 그 광주 여성들 이야기의 앞과 뒤에, 1970년대 광주의 YWCA, 송백회, JOC_들불야학에서 활약하며 노동운동에 참여했던 여성들의 회고와 2010년대에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와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제주 강정마을에서 투쟁하는 여성 활동가들이 만나는 이야기를 붙여 세 부분으로 구성했다. 70년대 노동현장에서 자유와 민주화를 추구하던 여성들은 5월 광주를 겪어낸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시대와의 불협화음을 만들어 내더라도 국가폭압에 저항하며 평화를 위한 투쟁의 현장에 있었다. 그러므로 ‘그녀들이 가는 길이 곧 역사였다.’ 

     

    ‘5.18민주화운동, 광주의 여성’으로 우리가 영화를 떠올리자면 <꽃잎>(장선우, 1996)의 소녀(이정현)와 <화려한 휴가>(김지훈, 2007)의 신애(이요원)가 생각날 것이다. 참혹한 광주의 경험 후에 이름 없는 소녀는 이유 없이 유린당하는 처절한 피해자로 등장했었지만, 10여년 후 간호사 신애는 시민군을 돌보며 가두방송을 하는 거의 유일한 저항의 동지로 서 있었다. 이제야 스크린에 ‘진짜’ 등장한 <외롭고 높고 쓸쓸한>의 여성들은 시가지, 시장과 집안에서 민주화 투쟁이 가능하게 한 적극적인 참여자였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다큐멘터리가 5.18민주화운동에 지역 여성노동운동사와 민중항쟁에서의 여성 활동을 조명해 역사화하는 작품이라는 데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어쩌면 혹자는 2015년 노벨상을 수상한 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떠올릴지 모르겠다. 역사 현장에 여성은 늘 존재했다.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은 전쟁 속에서도, 여성은 피해자로서만 존재한 것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싸우고 있었다. 전쟁 속 여성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던 책에서처럼 감독은 혁명 속 여성의 목소리를 화면에 담아 역사(History)의 빈틈을 지적하며 다른 역사(Herstory)를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영화가 다양한 영웅들의 ‘얼굴’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는 데에 주목해야한다. 저항과 혁명의 역사 현장에는 언제나 수많은 ‘여자의 얼굴’이 있었다!

     

    영화는 2013년 ‘오월여성잡담회’에 참여한 광주여성들을 시작으로, 이제는 중년이 된 여성들의 일상을 배경 삼아 20대 그녀들의 80년 5월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는다. 설명적인 내레이션을 배제해 그녀들의 얼굴과 목소리에 보다 귀 기울이게 한다. 또 사적 자료와 공적 자료의 조화로운 배치가 눈에 띠는 리듬을 만들어내고, ‘새마을노래’와 조용필의 ‘단발머리’, ‘애국가’와 ‘운동가요’의 적절한 삽입은 경쾌한 장면 연출과 풍자적 메시지 전달에 도움을 준다. 특히 영화에서 빈번하게 사용된 작가 하성흡의 그림은 5월 광주 여성들의 목소리 아래에서 그날을 그대로 재현해준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은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의 후렴구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동명의 주제가 속에서 그날과는 달라진 505부대 앞에서, 전일빌딩 앞에서, 국회의사당 앞에서, 상무대 앞에서 사라져버리는(사실 그녀들은 앞에서 사라져버릴 것이 아니라 홀연히 등장했어야 옳았다) 5월 광주의 여성들은, 여전히 외롭고 높고 쓸쓸하지만 고귀하다. ​

     

    심혜경, 중앙대학교

    Director

    • 김경자Kyungja Kim

      영화가 너무 좋았다. 용기와 위안을 받는다. 그러다 바흐만 고바디 감독의 <거북이도 난다>라는 영화를 보고, 전라도 광주에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시작하였고 10년이 넘고 있다. 억압에 순응하지 않고 저항하는 삶에 관심이 있어서 이런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아무래도 광주에서 살고 있어서, 광주와 광주 주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으로도 어렵더라도 쭈욱 다큐작업 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Credit

    • 제작김경자
    • 촬영 유명상, 김경자
    • 편집 김경자, 김선희, 이경호

    Mentor

    • 백호암Hoam Baek

      프랑스 낭트 ESBANM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VR서비스 업체 ‘오브’을 운영하며 VR 관련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