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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프로그램

봄날 A Spring Day

  • 대한민국
  • 16min
  • 전체
  • color
  • 실험

작품에 들어가기 전 출연자들에게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꼭 읽을 것을 요구했다. 책을 중심으로 출연자들과 감정적인 공감대를 만들었고, 안무와 표현은 전적으로 출연자들의 해석으로 맡겼다. 제작 후반부에는 촬영본을 가지고 광주에 내려갔다. 화분, 나무, 담벼락, 빌딩 등 도시 곳곳을 스크린삼아 영상을 투사했다.  이 장면에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말없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을 도시에 대한 애도와 내 고향에 대한 존경을 담았다.  음악은 한국전통음악인 국악을 베이스로 작곡되었다. 이 영상과 음악이 광주 5·18을 다시금 기억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되었으면 한다.

 5.26.(화) - 5.30(토) 상시상영

 네이버TV에서 영화 바로보기(클릭)​ ​ 

Schedule

    프로그램 노트

    오재형 감독의 <봄날>은 아마 시네광주 1980의 주제의식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 중 하나일 것이다. 왜냐하면 5·18민주화운동 이후의 세대가 어떠한 방식으로 당시 항쟁의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계승할 것인지를 질문하기 때문이다. 경험하지 못해 기억할 수 없는 어떤 것을 우리는 다시 기억할 수 있을까. “기억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기억”은 성립할 수 있는 걸까. 영화 <봄날>에는 사후기억 혹은 포스트 메모리의 문제를 동시대 영화실천 안에서 어떻게 읽을지 숙고한 흔적이 선명하다. 특이한 점은, 동시에 영화가 전승 혹은 계승의 불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신되지 않는 언술이 있다. 기록되지 않는 상처 혹은 지워진 당사자 내부의 균열도 존재할 것이다. 5·18민주화운동의 아카이브는 이곳저곳 찢어져 있다. 이렇게 기억재료의 부재는 ‘가능성의 현실성’을 고민하게 한다. 한편 <봄날>의 문제의식은 보다 근본적이다. 예를 들어 <봄날>은 수화를 하는 중년 남성을 재현한다. 그는 국가폭력에 희생되어 더는 말할 수 없는 유령의 전형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영화는 수화 이미지 하단에 자막을 삽입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물의 수화 행위는 이미지로서 퍼포먼스와 텍스트로서 언술행위 사이에 놓인다. 누군가에게는 도달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수신할 수 없는 일련의 메시지가 영화의 물결에 휩쓸려 지나가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으면 번역의 차원에서 불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봄날>의 무드는 희망적이다. 불가능성을 수용하면 다른 가능성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대항적인 기억생산으로서 예술실천, 결연을 다짐하는 공간으로서 스크린, 제주 4·3부터 4·16 세월호 참사까지 한국사회가 축적한 다중의 국가폭력을 연결하는 공명의 계기를 향한 몸짓으로 <봄날>을 읽어본다. 영화 <봄날>은 시제가 모호하다. 그래서 영화는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현재로, 때로는 미래에서 과거로 발산하며 기억의 공간을 건설한다.

    임종우, 시네광주 1980 프로그램팀장​

    Director

    • 오재형Jae Hyeong Oh

      대학에서는 미술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페인팅 개인전 <-8.5의 감성>, <코스모스>를 개최했다. 영상 작업으로는 <강정 오이군>, <덩어리>, <블라인드 필름>,  <봄날> 등을 연출했다. 최근에는 영상과 피아노 연주를 결합한 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에 집중하고 있다. 

    Credit

    • 제작5·18기념재단
    • 촬영 오재형, 김석, 나바루, 이병기
    • 편집 오재형

    Mentor

    • 아사프 마크네스 Assaf Machnes

      이스라엘의 제 2의 도시로 불리우는 텔 아비브의 외곽 작은 마을에서 자란 그의 영화 찍기에 대한 관심은 그가 22살 때 군복무 기간중 군대동기가 빌려준 로버트 맥키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계기로 불꽃을 틔우게 되었다. 텔아비브 예술대학과 런던에서 영화예술을 공부했고 영화 논문을 마친후에 이스라엘로 돌아가서 제작기금을 지원받아 첫 번째 장편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본국에 돌아온 이후 크고 작은 무대를 위해 바쁘게 지냈고 2015년엔 베를린국제영화제와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