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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프로그램

26년 26 Years

  • 대한민국
  • 135분min
  • 15 +
  • color
  • 드라마

<26년>은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조직폭력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현직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 단죄를 위한 작전을 펼치는 액션 복수극이다. 1980년 5월에 일어난 광주의 아픔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26년이 흐른 ‘현재’로 시점을 옮겨 그 날의 비극이 결코 박제된 역사가 아닌,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아픔과 상처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특히 역사적인 사실에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한다는 과감한 상상력을 더한 파격적인 소재로 결코 잊어서도, 잊혀져서도 안 되는 비극적인 역사를 상기시키며 관객들에게 단죄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영화 <26년>은 기존의 역사적 소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던 팩션 영화들과 다르게 원작이 가지고 있는 오락적 요소와 진정성의 균형이 잘 맞추어진 재미있는 장르 영화로 탄생했다.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받으며 상상하기 조차 힘든 철통 경호를 받고 있는, 난공불락의 요새인 연희동 저택으로 침투 과정은 그야말로 어느 액션 스릴러 못지 않은 재미를 전한다. 완벽 경호를 뚫기 위한 주인공들의 치밀하고도 다층적인 암살 계획이 전개되면서 긴장감 넘치는 에피소드들로 채워진다. 또한 점점 좁혀오는 수사망과 좌절 되는 암살 시도, 팀원 내부의 갈등과 돌출 행동으로 인한 위기,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할 수 없는 결말 등을 통해 장르 영화로서의 궁극의 재미를 선사한다. 작전 D-DAY가 될 때까지 시한폭탄처럼 이어지는 일촉즉발의 상황 전개와 사거리 시가 총격전, 연희동의 집단 결투, 원거리 저격 장면 등 강렬한 액션이 인물들의 사연과 심리적 변화와 결합되어 관객들의 감정적인 공감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과거를 경험한 이들에게는 아픔의 치유를, 현재의 관객들에게는 액션 복수극으로서의 재미, 그리고 진정성 있는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가 되는 것이 궁극의 지향점이다.

 5.22.(금) - 5.26(화) 상시상영

 네이버TV에서 영화 바로보기(배너클릭)​ ​ 

Schedule

    프로그램 노트

    알려진 것처럼 강풀의 웹툰은 수차례 영화화되었지만, 원작의 인기와 달리 웹툰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평단과 관객 양측에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5.18 26주년을 기념하여 연재된 웹툰 <26년>(2006)은 전두환 암살이라는 대담한 설정을 기반으로 사건 관련자와 유족들의 다양한 입장을 조명하며 호평을 받았다. 반면 제작 중단과 감독 교체라는 우여곡절을 겪은 후 완성된 영화 <26년>(2012)은 결과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겼지만 만듦새와 관련하여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5.18의 후일담을 본격적으로 다루었다는 점, 관객들이 제작비를 모아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 등은 높이 평가할만하지만, 개봉 당시 영화에 대한 반응은 평단과 관객 모두 뜨뜻미지근했다.

     

    강풀의 웹툰은 영화화하기 쉬운 콘텐츠가 아니다. 작가는 장르를 넘나들며 대범한 설정과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지만, 대략 주 1회 분량으로 연재되면서 다양한 캐릭터의 사연을 펼쳐놓는 방식은 집약적인 서사 혹은 인상적인 이미지에 집중해야 할 영화 장르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따라서 원작의 설정과 관련해 보다 대담한 생략이나 재구성이 절실해 보이지만, 실상 호평 받은 원작을 깨고 나오기는 쉽지 않다. 거기다 소재는 5.18이다. 결과적으로 영화 <26년>은 5.18이라는 소재와 원작의 명성에 짓눌려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부분은 5.18 당시 광주의 정황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초반부일 것이다. 아이를 업은 엄마가 총알에 맞아 즉사하고, 여고생의 몸 안에서 내장이 튀어 나오며, 아내가 파리가 들끓는 시체더미 속에서 남편의 시체를 찾는 등 과거의 참상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면들이 영화 속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된다. 카메라에 차마 담아낼 수 없는 이상의 장면은 그 날의 실상이 그 사람의 암살을 도모하는 이들의 삶에 미친 영향과 관련해, 관객에게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문제는 5.18 당시를 담은 애니메이션의 감흥이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된 현재 시점으로 돌아와서는 잘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는 각색 과정에서 주요 인물을 덜어내고, 폭력배인 진배(진구)와 사격수 미진(한혜진)에게 초점을 맞춘다. 또한 결말부 전두환 암살 시도 장면에서 스펙터클을 강화하고 인물의 감정선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취한다. 이 과정에서 진배와 미진 사이에 이성 간의 교감이 오고 가며, 원작에서 생존했던 인물들이 죽음을 맞고, 공권력에 대한 불신에 입각한 선악 구도도 고착된다. 애초 원작 역시 신파에 기대어 있음을 감안하면, 관객의 감정선을 고조시키는 이상의 설정을 한계로 지적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문제는 영화에 서스펜스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애니메이션으로 재현된 5.18 당시의 상황은 관객을 슬프고 분노하게 만들지만, 암살 시도가 성공하기를 응원하는지의 여부와 극 중 사건이 긴장감을 갖추고 전개되는지의 여부는 별개의 것이다. 원작의 결말을 알고 있는 관객이든 혹은 그렇지 않은 관객이든, 인물 간의 만남부터 암살 모의와 장애물의 등장이 긴박감 없이 이어지면서 영화는 장르물이 응당 갖추어야 할 긴장감을 상실한다. 특히 진배가 그 사람을 붙들고 직접 살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불확실한 미진의 사격에 모든 운명을 맡기는 후반부 클라이막스는, 영화의 설정과 관련해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더불어 웹툰과 유사한 결말로 가는 과정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할, 5.18 당시 계엄군이었던 김갑세 회장(이경영)과 전두환 경호실장(조덕제)의 인연이 영화 속에서 생략되면서 서사적으로도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그 사람의 묘사와 관련해, 웹툰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이어지는 죽음의 위기 앞에서 벌벌 떨며 땀을 흘리는 노인으로서의 ‘평범한’ 얼굴이었다. 반면 영화에서 그는 어떠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절대악으로서 평정을 유지한다. 관객의 분노를 강화하며 영화적 카타르시스를 구현하기 위함이었다 해도, 영화는 악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 구축 그 이상을 넘어서지 않는다.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강화된 것은 신파성이며, 결과적으로 각색은 지나치게 안전하다. 그리하여 <26년>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남긴다. 5.18을 소재로 한 상업영화가 어떻게 소재의 무게를 넘어서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전지니, 한경대학교​

    Director

    • 조근현Geun Hyun Cho

      대한민국의 영화감독으로 <26년>, <봄>,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등을 연출했다. 2014년 달라스아시안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Credit

    • 제작최용배
    • 촬영 김태경
    • 편집 함성원, 손연지

    Mentor

    • 전승일 Seungil Chon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동국대학교에서 연극영화학을 공부하였다. 1994년 <내일인간>으로 데뷔해 현재까지 다양한 예술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작업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 다양한 영화제에서 소개되었다.